한국언론재단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에 정남기(鄭南基·62·사진) 전 연합뉴스 동북아정보문화센터 이사를 선임했다.
정 신임 이사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72년 합동통신에 입사했다가 80년 강제 해직됐으며, 88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에 복직해 조사부장, 민족뉴스취재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특히 임명권자인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과 합동통신에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고, 지난해 4·15 총선때는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는 선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일 이후 정 장관으로부터 이사장직을 제안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사장이 되겠다고 운동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 신임 이사장은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선임됐지만, 사실상 문화부가 내정한 후보를 사후 추인하는 형식이어서 이번 기회에 이사장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일부 이사가 이사장 후보를 복수로 추천 받아 이력과 재단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거쳐 선임해야 한다는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언론재단 이사회는 지난해 말 청와대의 지원을 받은 서동구 전 KBS 사장을 제치고 박기정 당시 이사장을 재선임했으나, 정 장관이 ‘산하기관장 연임불가’ 원칙 등을 들어 임명을 거부, 파문이 일었다. 정 신임 이사장은 이런 내부 상처에, 여당이 추진했던 언론진흥원으로의 확대개편마저 무산된 상황에서 언론재단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짐을 지게 됐다. 더구나 국회를 통과한 신문법에는 신문발전위원회를 따로 두도록 돼있어 현재 재단 내부에서는 역할 축소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다.
한편 이사회는 이날 사업이사에 김광원(金光源) 문화일보 논설위원, 연구이사에 윤후상(尹厚相) 한겨레 논설위원, 신설된 기금이사에 최홍운(崔弘運) 전 서울신문 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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