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빛은 바래도 선연한 먹의 자취를 따라 선현의 숨소리가 그대로 전해진다. 16세기부터 구한말 문인 156명의 편지글 200 여점이 출품되는 ‘선현들이 남긴 묵향- 조상의 뿌리를 찾아서’ 전이 13일 우림화랑에서 막을 올렸다. 추사 김정희는 당대 서예가 유상(柳湘)에게 보낸 ‘대련 서색문광(對聯 瑞色文光)’에서 "當階瑞色句紅葯, 臨水文光淨綠天(뜨락의 상서로운 빛은 붉은 작약과 같고, 물에 임한 아름다운 빛은 하늘처럼 푸르네)"라고 썼고, 다산 정약용의 간찰은 전복과 해초를 보내준 지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추사, 다산 이외에도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등 조선 사상가를 비롯해 김옥균 민영환 오세창 등 근세 격변기 인물까지, 그들의 인품은 물론이고 당대의 풍속과 사회상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27일까지. (02)733-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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