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1일 국토안보부 장관에 마이클 처토프 제3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함으로써 부시 2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됐다. 전체 15개 부처 중 국방 재무 내무 노동 주택 교통 등 6개 부서만 유임되고, 국무 법무 상무 교육 등 9개 장관이 교체돼 역시 9명이 바뀌었던 리처드 닉슨 2기 정부에 이어 최대 규모로 각료교체가 이뤄졌다. 가장 큰 특징은 친정체제가 강화되고, 유색인종·여성이 대거 등용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선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 마거릿 스펠링스 교육 등 백악관 보좌관 출신을 전진 배치해 내각을 강력히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라이스 지명자는 대통령의 ‘직장 와이프’로 까지 불리고, 곤살레스, 스펠링스 지명자는 부시의 텍사스 주지사 시절부터 함께 일했던 ‘텍사스 사단’의 핵심 멤버들이다.
공화당 정부로는 드물게 각료의 절반을 유색인종·여성으로 채운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흑인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국무장관에 지명됐고, 곤살레스 백악관 법률고문이 히스패닉계로는 처음으로 ‘빅 4’자리 중 하나인 법무장관에 지명됐다. 쿠바 출신의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지명자와 여성으로 교육장관에 지명된 스펠링스 백악관 국내정책 담당 보좌관의 기용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집권 1기와 2기때 유색인종·여성 비율이 50% 내외였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적구성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화당의 고위 공직 인사는 미국 인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각료들의 나이도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대폭 낮아졌다. 국무장관이 51세로 16년 젊어졌고, 법무장관은 12년, 교육장관은 무려 24년이 젊어졌다. 이들 가운데 라이스 국무, 곤살레스 법무 지명자는 혹독한 인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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