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염웅철 부장검사)는 12일 회사 부회장이 쓰던 노트북을 교체하며 저장된 이메일을 복사한 뒤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10억대의 금품을 뜯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등)로 유명 제약회사인 H사의 전 전산실장 최모(38)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3년 6월 이 회사 부회장인 K씨의 노트북 교체작업을 하면서 이메일 송수신 내용을 몰래 발췌해 CD를 만들었다. 최씨는 지난해 6월 퇴사한 후 K씨에게 "비밀정보 공개를 막으려면 300억원을 달라"고 협박, 11차례 걸쳐 9억 3,000여 만원과 1억 5,000여 만원 상당의 벤츠승용차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외국계 회사와 인수합병 협상 중이던 회사의 사정을 알고, 이메일에 들어 있는 회사 내부정보를 공개하면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빌미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메일에는 형사소추가 될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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