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올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강력한 랠리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등록기업 대주주들의 평가익도 급증, 1,000억원대 벤처 갑부가 속출하고 있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1일까지 세계거래소연맹
(WFE) 소속 44개 주요 증시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코스닥종합지수가 9.53% 오르며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4.18% 상승한 태국이었고, 이어 체코(3.89%) 아일랜드(3.54%) 터키(2.53%) 벨기에(2.34%) 등의 순이었다.
반면 거래소 종합지수는 0.13% 내리며 35위에 그쳤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주요 증시도 상위 20위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브라질 증시는 7.27% 떨어져 가장 부진했다.
올 들어 불과 7거래일 만에 지수가 10% 가까이 치솟으면서 보유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벤처 갑부도 3명이나 탄생했다.
등록기업 대주주 중 주식자산 1위는 11일 기준 평가액이 1,147억원인 레인콤 양덕준 사장이다. 레인콤 주가는 코스닥 랠리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9거래일 동안 31.9%나 뛰었다. 직전까지 자산 1위였던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은 같은 기간 주가상승률(18.4%)이 레인콤에 못 미쳐 2위(1,036억원)로 밀렸다. 서울반도체 이정훈 대표도 이 기간 자산이 138억원 늘어나며 1,028억원에 달해 역시 1,000억원대 갑부 대열에 들었다.
반면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벤처 갑부 1위를 놓고 다투던 NHN의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인터넷기업의 성장세가 정체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산이 600억∼700억원대에 그쳤다.
이번 랠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기 테마주 열풍에 편승한 기업의 대주주들이다. 이들은 불과 며칠 새 보유지분 가치가 수백억원씩 불어났다. 대체에너지와 지진 수혜주에 속한 유니슨의 이정수 회장은 이 기간 주가가 71.7% 치솟으면서 자산이 무려 302억원이나 늘어 단숨에 700억원대 자산가로 올라섰다. 무선인터넷 테마에 속한 다날의 박성찬 사장도 평가액이 108억원 증가, 총 주식 자산이 262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새 벤처 갑부들의 자산 규모는 1999~2000년 코스닥 붐 당시의 다음 이재웅 사장과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의 2,000억∼3,000억원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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