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국회 대립의 와중에서 강경파로 몰리며 위축됐던 열린우리당 재야파와 개혁당 그룹이 각각 단합대회를 갖는 등 활로 모색에 나섰다. 이들은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는 파동의 역풍을 맞아 목소리를 낮추었으나 이제는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자칫했다가는 ‘과격한 커머셜리즘(상업주의)’이란 중진들의 비난에 변변히 대응도 못하고 원내대표 경선은 물론 4월 전당대회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뚜렷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위기의식에 비하면 전당대회는 물론 이 달말의 원내대표 경선전략도 짜지 못했다. 양측 모두 연대하자는 공감대는 마련했으나 내부사정이 복잡해 작전회의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온건파와 당내 중진들이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당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과 대비된다.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은 15일 월출산으로 1박2일의 단합대회를 떠난다. 해외여행중인 의원을 뺀 장영달, 문학진, 이호웅 의원 등 대부분이 부부 동반해 참석한다. 최대 현안인 장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여부도 13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
선병렬ㆍ정봉주 의원 등 국정연의 소장파는 장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문학진 의원 등은 전당대회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소장파는 당의 개혁후퇴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승부수를 띄우자는 쪽이지만, "사람도 없는데 전당대회엔 누굴 내세울 거냐"는 반대파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계파 좌장인 임채정 의원이 임시 당의장을 맡는 바람에 장 의원을 빼면 마땅한 당권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개혁당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은 11일 상임이사회에 이어 12일 서울지역 이사회를 열어 대오를 정비했다. 재야파의 인물난과 반대로 개혁당 그룹은 삼두 체제인 김원웅, 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장관 사이의 교통정리가 관건이다. 내달 여는 전국이사회를 통해 조정할 예정이지만 김 의원은 이미 출사표를 던져 정리가 쉽지않다.
이에 앞서 재야파와 개혁당 그룹은 11일 임채정 의장 초청으로 오찬 회동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힘을 합쳐 강경파 매도에 대해 명예회복하자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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