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 아픈 기억이 있는 오맹달(45·가명)씨. 2000년 초 코스닥 기업과 장외업체에 투자해 수천만원을 날렸다. 아직도 ‘주식’이라는 말만 들으면 소름이 끼치는 판에 은행 직원의 권유로 ‘주식형 펀드’에 매달 30만원씩 붓기로 했다는 아내의 말을 듣자 펄쩍 뛸 수밖에. "뭐, 주식? 펀드?"
하지만 아내를 너무 나무랄 필요는 없다. 아니, 3년쯤 지나면 오히려 아내의 선견지명에 감탄할지도 모른다. 최근 판매되는 간접투자상품(펀드)은 상당수가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면서도 직접 투자에 비해 ‘쪽박’을 찰 가능성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의심이 가면 당장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에 접속해 보자.
간접투자가 직접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라는 전문가들이 운용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워렌 버핏처럼 투자하겠다고 일을 팽개친 채 기업 탐방을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라리 워렌 버핏 같은 전문가에게 돈을 싸 들고 가서 대신 투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바로 간접투자다.
둘째, 분산투자 효과다. 한 종목에 가진 돈을 모두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 투자’를 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극단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면 떨어진 종목의 수익률을 오른 종목이 상쇄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부분 펀드는 10개 이상 종목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펀드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위험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수년 동안 크게 향상된 국내 운용사들의 위험관리(헤지) 수단을 들 수 있다. 과거 바이코리아 펀드는 한때 수백%의 고수익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위험관리 기능이 취약해 코스닥 거품이 빠지면서 엄청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펀드 운용에는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을 통한 다양한 헤지 방법이 구사되고 있다.
물론 펀드투자는 은행 예금과 달리 수익률은 물론 원금조차 보장하지 않는다. 당연히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다. 앞으로도 저금리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 만큼 여윳돈 일부로 펀드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 될 것이다. 단, 부동산 투자하듯 신중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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