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국금속노조에 가입한 일부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조합 탈퇴를 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수원공장 세탁기 개발실에서 약 6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9월 퇴사한 홍두하(42)씨는 11일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 인사그룹 S차장이 전국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사직하는 조건으로 퇴직금 등 정상 지급급 외에 1억3,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자필 확인서를 써주고 실제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S차장이 썼다는 확인서와 삼성전자 명의로 돈이 입금된 자신의 통장 등을 제시했다.
홍씨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및 삼성SDI 근무자 6명과 함께 금속노조에 가입했다가 9월 S차장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면서 "이후 삼성SDI 소속 K씨 외에는 모두 노조에서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의 안위가 걱정돼 회사를 그만두고 약속받은 돈을 3차례에 나눠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원공장을 광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홍씨는 스스로 퇴직원을 냈으며 홍씨가 받은 돈은 퇴직금과 위로금 등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지급된 것"이라며 "당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수 개월이 지난 뒤 새롭게 문제를 제기하는데 대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5월 경기 수원시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냈던 김규태(42)씨는 신고 취하와 퇴사를 조건으로 2,900만원을 준다는 삼성전자측의 각서를 제시하며 지난달 7일 이건희 대표 등 6명을 노동조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양정대기자torch@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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