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보기 민망한 드라마입니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황금 시간대에 정말 이런 걸 내보내도 됩니까.’ KBS 1TV 일일드라마 ‘금쪽같은 내 새끼’(극본 서영명, 연출 이상우·사진)가 금쪽은커녕 원수같이 구는 자식들과 이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가족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쪽’이‘세대간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여주는 정통 홈 드라마를 만들겠다’던 본래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것은 연장 방송이 결정되면서부터. 2004년 6월7일 첫 방영된 ‘금쪽’이 일일드라마의 통상 방송시간인 6개월을 훌쩍 넘겨 2월11일까지 연장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미움과 증오로 뭉쳐진 집안에 착한 며느리가 들어와 중재자 노릇을 해 가족을 화해시킨다는 내용의 ‘금쪽’은 惻??11월 즈음 극의 갈등구조가 모두 해결된 상태. 내용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는 억지스러운 극적 장치를 우겨 넣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 결과 전반부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정신지체아 시동생을 금쪽처럼 돌보며 시부모 덕배(백일섭)와 영실(양금석)의 화해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21세기 효부’ 희수(홍수현)는 하루 아침에 문제아로 돌변한다. 뿐만 아니라 희수의 오빠 은수(박형준)는 영실의 악행과 희수의 남편 진국(남궁민) 가문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진국은 이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선다.
부모들의 대응도 타당성 없기는 마찬가지. 덕배와 영실은 사돈지간인 은수를 고소하고 진국은 자신의 부모에게 돈을 주며 고소 취하를 요구한다. 그런 아들에게 "네아버지와 진수와 내가 완전히 파멸되고 즐거워서 쾌재를 부르는 네 모습을 보고 싶다"고 내뱉는 영실의 대사는 ‘금쪽’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일드라마는 바로 9시 뉴스로 이어지며 황금시간대 경쟁의 ‘주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좀 높다 싶으면 연장 방송되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기획의도에서 한참 벗어난 ‘금쪽’의 억지 늘리기에 즐겨보던 시청자들마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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