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1일 당직 개편을 단행, 2기 체제를 출범시킨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박 대표 친정 체제 구축과 이를 통한 당 기동성 및 홍보기능 강화라고 전여옥 대변인은 10일 전했다. 전 대변인은 "1기 당직 체제는 핵심 당직자들이 엇박자를 내는 등 각자 따로 놀면서 이슈를 따라가기에 급급한 측면이 있었다"며 "박 대표가 원내대표단을 제외한 거의 모든 당직자를 직접 인선,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논의구조로 재편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인사위는 10일 밤 전체회의를 열어 사무총장엔 국회 재경위원장인 3선의 김무성 의원을, 대표비서실장엔 제3정조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을 심의 확정했으며, 11일 오전 운영위의 의결을 거쳐 최종 개편안이 발표된다. 김 의원은 조직 관리능력과 당내 신망, 특히 최근 박 대표와 소원해진 소장파 의원들과의 친밀도가 높이 평가됐으며, 유 의원은 정책과 정무를 겸비한 전략가라는 점이 인선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유 의원이 이회창 전총재 시절 각각 비서실장과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이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이었다는 사실도 이채롭다. 대변인은 전 대변인 1인 체제로 확정됐다.
정책위의장엔 박 대표에게 정책 자문을 해 온 박세일 여의도연구소장이 낙점됐다. 초선 정책위의장 발탁은 파격이지만, "정책위가 선진화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박 대표의 밑그림에 따른 것"이라고 한 핵심당직자는 전했다. 여의도연구소장은 경제통인 윤건영 의원이 맡게 됐으며, 부소장인 박형준, 박재완 의원은 6인에서 3인으로 줄어드는 정조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자리였던 기획위원장과 홍보위원장의 위상 강화도 주목된다. 심재철 기획위원장과 곽성문 홍보위원장 모두 유임이 확정됐다. 수하 조직이 없었던 기획위원장은 전략기획국을 지휘하면서 당의 중·단기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홍보위원장은 당 이미지 쇄신 및 대선 홍보전략 수립, 대 언론관계 총괄 등 중책을 맡게 돼 재선 이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곽 위원장이 임명된 지 얼마 안 돼 유임으로 결론이 났다는 후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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