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을 연 서울 강서구 등촌동 P 웨딩홀. 요란한 조명이나 얼음 등의 내부 장식도 없고 축의금을 받는 접수처도 별도로 없다. 예식홀이 전체 건물에서 1곳뿐이다. 다른 예식장처럼 지하 식당에서부터 3~4층에 이르기까지 하객들로 붐비는 일도 없다.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 별다른 이벤트 없이 조촐하게 예식을 치르는 ‘작은 예식장’이다. 주로 재혼한 부부들이 조용히 찾는 곳이다. 이 예식장은 내부 100평 규모에 복층식 구조로 좁기 때문에 한 쪽 집안당 하객이 25명을 넘을 수 없다. 식당은 없고 화환도 받지 않는다.
결혼식 절차도 매우 간소하다. 사회자가 굳이 필요 없고 축가나 축주 등도 보기 힘들다.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동시입장을 한 뒤 예식장 전문 주례 앞에서 성혼서약을 하고 친지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예식은 끝이 난다.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대여에서 사진 촬영 및 주례비용 등을 합한 총 비용은 48만원. 일반 예식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이미 일반화했고 일본에서 5~6년 전부터 성행한 이런 ‘작은 결혼식’이 국내에서는 재혼 부부들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P 웨딩홀이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래 한 달 평균 5~6쌍의 부부가 식을 올리고 있으며 고객의 80%는 재혼 커플이다. 또 초혼이더라도 식을 치르지 못한 부부들과 60세 이상의 노부부들이 은혼식을 위해 찾는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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