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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와 아마추어 그 얇디얇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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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와 아마추어 그 얇디얇은 경계

입력
2005.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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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뒤늦게 시작했거나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연주활동을 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아마추어 연주자’라 부르며 그들만의 문화를 창조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교수 의사나 변호사처럼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바탕으로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부터 용돈과 생활비를 털어가며 자신의 옛 꿈을 실현해가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음악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각자 직업은 다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전공자들보다 더 음악을 사랑하고, 더 큰 열정을 보여주는 그들은 거꾸로 전공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가르침을 준다. 때문에 현재 클래식음악계에서 활동중인 연주자 가운데 오히려 아마추어 연주자에게 큰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콰르텟엑스도 그들에게 영향받은 연주자들 중 하나다.

내가 알고있는 ‘카페 오케스트라’의 악장님은 음대 출신이 아닐 뿐, 프로 못지않은 실력자다. 수많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보았지만 예전에 그가 조율을 하기 위해 바이올린의 ‘라’음을 최고의 정성스런 소리로 켜는 것을 본 순간, 인간이 음악을 대하는 진짜 자세와 철학을 배웠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치과의사 김용범님은 음악을 포기하려 했던 내가 다시 악기를 잡고 현악사중주 연주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제공해 준 사람이다. 요즘은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까지 하신다.

이들은 혼자서 연주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앙상블을 만들어서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교류도 한다. ‘닥터스 콰르텟’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의사들과 의대교수로 구성된 현악사중주인데 수년 동안 꾸준한 연습을 하고 있으며, 공연까지 준비하고 있다. 그들의 연습을 참관한 적이 있는데, 언제나 변함없는 대단한 열정에 놀라고 있다. ‘첼로사랑’이라는 앙상블은 첼로로만 구성된 실내악 모임으로 이들 역시 첼로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프로 연주자들은 그들의 연주를 도와주며, 아마추어는 프로 연주자들을 보고 배운다. 상대방의 인생과 열정을 보고 반성하고, 자신들의 음악을 재확인하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그들의 공생관계다. 이 사람들과 함께 있다보면 프로와 아마추어라는 궁색한 언어적 경계는 사라지고, 오직 음악에 대한 정열만이 남는다. 나이 직업 학력 등 자신의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꿈을 실현해 나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현악사중주 콰르텟엑스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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