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민들에게 ‘경제마인드’를 심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통화관리나 경제통계, 외환관리, 지급결제 등 전통적인 중앙은행 고유기능에 ‘국민경제 교육’이 새롭게 더해지고 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국민경제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현재 팀 단위(경제교육팀)에서 3월 인사 때 실 단위(가칭 ‘경제교육센터’)로 대폭 확대, 본격적인 국민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한은의 경제교육은 청소년용과 성인용 등 크게 2가지다. 우선 청소년 경제교육의 일환으로 일선 고교에서 사회(경제)과목을 담당하는 교사 40명을 초청, 이날부터 4박5일 일정의 합숙경제교육에 들어갔다. 교사들에게 시장경제를 제대로 이해 시킴으로써, 학교에서 올바른 경제교육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여름방학부터는 서울 뿐 아니라 지방, 나아가 권역별로 교사 경제교육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작년 여름방학 때 처음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청소년 경제교육캠프’를 이 달말 다시 개최하는데, 학생들의 참가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학기 중엔 한은 직원들이 직접 전국 130여개 학교를 찾아가 경제특강을 실시할 예정이다.
3월쯤엔 학생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시장경제의 본질과 경제작동의 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풀어 쓴 경제교재가 출간된다. 초등생용 중학생용 고교생용 대학·성인용 등 수준에 따라 4종류로 간행되며, 약 12만부가 제작돼 각급 학교 도서관 등에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또 격주로 열었던 성인 대상의 경제공개 강좌인 ‘한은 경제교실’를 올해부터 ‘한은 금요강좌’로 명칭을 바꿔 매주 개최한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사태 등을 거치면서 국민들에 대한 평생경제교육, 특히 학생시절부터 올바른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며 "중앙은행이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나 일본은행(BOJ) 등 각국 중앙은행도 1990년대 말부터 경제교육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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