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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진해일 대재앙/민간기부 17억弗 돌파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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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진해일 대재앙/민간기부 17억弗 돌파 ‘사상최대’

입력
200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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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쓰나미 피해구호 및 복구를 위한 각국의 지원 약정액이 9일 5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민간차원의 모금액도 사상최대인 17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민간 기부는 이행률이 극도로 저조한 정부 원조 약정과 달리 모금 즉시 구호활동에 투여되기 때문에 그 위력은 배가된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거창한 말 보다 시민 한 사람이 송금한 돈이 위기에 처한 이재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8일 현재 민간 기부 1위는 3억3,000만 유로(약4억4,000만 달러)를 모은 독일이다. 독일의 민간 모금 감시단체인 사회문제연구센터(DZ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이미 성금을 냈고, 단 5%만이 성금을 낼 생각이 없다고 밝혀 향후 기부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부 열풍에는 언론의 역할도 컸다. 공영 ZDF 방송은 매일 명사들의 기부 내역을 보도, 독일 TV 사상 최고액인 4,000만 유로를 모금했다.

3억3,700만 달러를 모금한 미국도 쓰나미 기부 바람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이프소스에 따르면 미국인의 29%가 이미 기부했고, 37%는 조만간 기부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생일잔치를 할 돈으로 쓰나미 피해 어린이를 돕고 싶다"는 9세 소년의 말을 소개하면서 "민간기부가 곧 정부의 원조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적십자사 등 구호단체의 인터넷 주소를 일일이 불러주며 기부를 권유했다. 미국 언론들은 쓰나미 기부액이 9·11 테러 때의 2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할지 모르지만 10억 달러는 족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TV는 6~7일 12시간 동안 쓰나미 구호방송을 한 결과 무려 8,200만 달러를 모았다. 민간의 기부 열기에 데인 듯 사우디 정부는 정부원조를 당초의 1,0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로 3배 증액했다. 파드 국왕과 압둘라 황태자도 각각 530만 달러와 150만 달러를 내놓으며 기부대열에 합류했다.

전세계적인 쓰나미 기부물결 속에 사기 경계령도 내려졌다. 쿵취앤(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불법적인 사람들이 대규모 구호 움직임을 악용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서 쓰나미 기부 인터넷 사기 등에 대한 특별조사팀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7일까지 사고에 대한 민간모금으로는 사상 최대인 1억500만 위안(약 150억원)을 모았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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