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처음으로 준(準)임원급 고위직의 외부영입 방침을 밝혀 철옹성 같은 중앙은행의 순혈주의가 타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은에 따르면 3월부터 직제가 확대 개편되는 금융경제연구원의 원장 및 연구실장(3명)을 21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금융경제연구원장은 현재 국장급(1급)이 맡고 있는데, 새로 영입되는 원장은 임기 2년에 부총재급의 보수와 처우를 받는다.
연구원장 공모에는 한은 내부와 외부인사 모두에게 문호가 열려 있지만, 순혈주의를 깨는 상징적 의미가 큰 데다 박 승 총재 역시 대외문호개방 의지가 강해 외부인사 영입이 확실시된다.
한은은 1990년대 말 국제부장(현 국제국장)을 공모한 적이 있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외부인사를 쓰지 않아 ‘형식’에 그쳤다. 과거나 지금이나 한은에는 임원이나 국장급은 물론 중간간부조차 외부영입 인사가 단 한명도 없어, 공공부문 가운데 ‘배타성이 가장 강한 집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은은 이번 금융경제연구원장 외부영입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외부공모 충원을 다른 팀장급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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