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큰 도움이 될 초저(超低)유전 박막 제조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 부소장 이문호(50·포항공대 화학과 교수·사진) 박사는 3㎚(나노미터·1㎚=10억분의 1c) 크기의 고분자를 이용, 유전율(誘電率)을 1.6까지 낮춘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네이처 매터리얼’ 9일자에 게재됐다.
유전율은 물질별 전기용량이 진공일 때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진공과 같을 때는 1.0이다. 최근 개발 중인 50나노급 반도체를 만들려면 유전율 2.0 이하의 초저유전 재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들은 신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산화규소 등의 소재는 3.0~8.0의 높은 유전율에 머물러 있다.
이 교수팀이 광가속기를 이용해 개발한 신소재는 64~128개의 곁가지를 지닌 축구공 모양의 ‘덴드리머(dendrimer·나뭇가지 형태로 뻗어가는 3차원 인조 고분자)’ 형태이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3㎚크기의 기공이 박막 전체 부피의 50%까지 균일하게 분포되는 유전율 1.6의 초저유전 박막을 만들었다. 이 성과는 고분자 가공제의 곁가지가 많아지면 5㎚ 이하의 기공을 만들 수 없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뒤엎는 것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