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ㆍ김대중 정권 때는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 각각 11.6, 10.6개월로 1년이 채 안 된다. 평균 재임기간이 3년이 넘는 선진국은 물론 28.5개월이었던 박정희 정권 때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시민사회의 고위직 검증기능이 본격 작동한 문민정부 이후 투기, 도덕성 시비로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난 장관만 11명에 달한다.
참여정부에선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대통령은 태풍이 오면 오페라 못 보느냐", "대통령이 위기에 처하면 장관이 몸으로 막아야지"등 실언으로 물의를 빚다 당시 고건 총리의 해임건의로 2003년 10월 2일 물러났다. 취임 13일만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첫 내각에 주양자 전 복지부 장관이 자민련 몫으로 입각했다가 투기의혹 및 거짓해명 등 도덕성 시비로 물러난 게 시작이다. 2차 개각에 입각한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은 장관이 된 이후 러시아 연극공연에 주연으로 출연했다가 대기업으로부터 2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문제가 돼 경질됐다. 안정남 전 건교부 장관은 국세청 재직 시절 땅투기 사실이 드러나 낙마했다. 송자 전 교육부 장관도 자신과 부인의 이중국적 시비에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 중 실권주 인수의혹 등에 휘말려 "3개월만 보고 평가해달라"는 읍소에도 불구하고 24일만에 물러났다.
김태정 전 법무장관도 부인의 옷 로비 연루 의혹 때문에 16일만에, 자민련 출신인 김용채 전 건교부 장관은 DJP공조 파기로 취임 16일만에 옷을 벗었다. 43시간 만에 물러난 안동수 전 법무장관은 역대 최단명 장관이다. 취임사 준비문건에 ‘대통령에 대한 충성’‘정권재창출 기여’등 과잉충성 발언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문민정부에선 조각 때 입각한 박희태 전 법무,·허재영 전 건교,·박양실 전 보사부 장관 등 세 사람이 똑같이 11일만에 경질됐다. 박 전 관은 이중국적을 가진 딸의 대학 특례입학, 허 전 장관은 재산 형성 과정상 의혹, 박 전 장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각각 문제가 됐다. 장관급이었던 김상철 전 서울시장도 그린벨트 훼손 등이 문제가 돼 7일만에 물러났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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