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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카이라인이 바뀐다

입력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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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과 창고로 둘러싸인 신도림역 주변, 고도제한에 묶여있는 잠실역 일대, 이미 63빌딩이 서있는 여의도 등 서울 곳곳에 초고층 주상복합, 업무용 빌딩 건축 붐이 일고 있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초고층건물 건축 붐의 선두주자는 세계적 금융회사인 AIG 그룹. AIG 그룹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중소기업전시장 1만평 부지에 63빌딩 규모의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당초 2001년에는 40층 정도 높이인 140c로 고도를 제한했으나 지난달 420c 높이까지 건축이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변경,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AIG는 이르면 올 연말 상업, 위락시설 및 호텔과 녹지공간 등을 갖춘 140~250c 높이의 건물 4개 동을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 업무용 빌딩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63빌딩(249c)보다 높은 국제금융센터가 여의도에 들어서게 되면 이곳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맨해튼’으로 거듭나게 된다.

공장과 창고들이 즐비했던 구로구 신도림역 일대도 초고층빌딩 벨트로 변모중이다. 신도림역 남단 기아자동차 부지(7,100여평)에는 지하7층 지상26층 규모의 테크노마트가 2월 착공된다. 기아자동차 부지와 철로를 사이에 둔 대성연탄 부지(1만평)에는 호텔(43층)과 업무동(49층)으로 이뤄진 대성복합타워 건립계획이 수립돼있고, 이미 경인로 인근의 옛 한국타이어 공장부지(7,100평)에는 지상 26~30층 높이의 오피스텔 4개로 이뤄진 대우미래사랑시티 공사가 한창이다.

고도제한 문제로 중단됐던 세계 최고의 112층(555c) 높이의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사업도 6년만에 재추진 되고 있다. 롯데측은 지난달 송파구에 신천동 제2롯데월드 부지(2만6,550평)의 용적률을 400%에서 800%로 상향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롯데측은 1998년 서울비행장의 비행금지구역에 신축부지가 속해있다는 이유로 고도가 137c로 제한됐지만, 비행금지구역에 속해있지 않은 1만1,000평 부지에는 건축이 가능하다며 6성급 호텔과 아웃도어 쇼핑몰 등을 갖춘 초고층 타워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대문 안쪽 지역에서도 현재 2~3층 규모의 저밀도상가가 밀집해있는 종로 세운상가 일대, 중구 장교동 회현동 등 도심재개발 구역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건설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주거용 주상복합건물을 이곳에 지을 경우 용적률을 50~150% 가량 상향조정해주기로 했다. 공원 등 공공시설을 기부할 경우에는 추가로 높이를 올릴 수 있게 돼 이 일대에는 130c(35층) 높이의 건물 신축이 가능해진다. 중구 도시관리국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이후 무교동과 청계천 인근 장교동 일대에 주상복합건물 건립과 관련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는 무원칙한 고층건물 난립이 도시미관을 해칠지도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34) 간사는 "최근 서울시의 움직임은 도심의 건물 높이를 90c 이하로 정한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안’ 과도 상충된다"며 "건축업자들의 수익성만 중시, 원칙을 깨고 용적률을 올려주는 편법은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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