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주 MBC 보도국장과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사진)의 신강균 이상호 기자가 ‘사실은’에서 비리의혹을 제기한 업체 대표로부터 술자리에서 명품 핸드백을 받았다가 되돌려준 사실이 밝혀졌다. 논란이 일자 강 국장은 7일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고 신 기자도 앵커에서 물러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사실은’이 존폐 기로에 놓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진상조사에 나선 MBC기자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24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변탁 ㈜태영 부회장과 술자리를 가진 뒤 쇼핑백에 든 선물을 받았으며, 뒤늦게 100만원이 넘는 구찌 핸드백인 것을 알고 강 국장과 신 기자는 다음날, 이 기자는 사흘 뒤 되돌려줬다.
이 사실은 앞서 이 기자가 지난해 말 개인 홈페이지에 양심고백 글을 띄우면서 알려졌다. 이 기자는 글 쓴 직후 미국 출장을 떠났고 며칠 뒤 글을 삭제했으나, 방문객들이 블로그를 통해 퍼날라 인터넷에 확산됐다.
강 국장은 "중학교 선배인 변 부회장과 연말 인사차 만나면서 변 부회장이 비판 보도에 따른 앙금을 털자며 고교 후배인 신 기자와 태영 관련 기사를 보도한 이 기자도 부르자고 해 자리를 함께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은’은 지난해 10월 SBS의 ‘물은 생명이다’ 캠페인이 모기업 ㈜태영의 하수처리장 사업과 관련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여러 차례 태영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기사를 내보내 태영 및 SBS와 갈등을 빚었다.
강 국장은 7일 편집회의에서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신 기자도 밤샘 녹화 후 앵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MBC는 이날 방송 예정이던 ‘사실은’을 내보내지 않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또 ‘뉴스데스크’ 끝부분에서 사건경위를 설명한 뒤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 보직사퇴를 표명한 보도국장과 ‘사실은’ 앵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일단 진행자를 교체해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다른 언론의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사실은’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함에 따라 프로그램 존폐 여부를 놓고 상당기간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SBS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청자를 위한 방송으로 거듭나려는 SBS 구성원들의 노력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찬물을 끼얹는 ㈜태영의 시대착오적 작태를 규탄한다"면서 "해당 인사는 철저한 자기고백과 함께 응분의 책임을 져라"고 촉구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