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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거래 ABC] 선물은 ‘밭떼기 거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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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거래 ABC] 선물은 ‘밭떼기 거래’ 계약

입력
200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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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先物)’이라는 말만 들어도 골치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오랜 기간 주식투자를 경험한 사람들조차도 선물·옵션 거래에 대해선 거리감을 두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밭떼기 거래에서 아파트 분양권 거래까지 생활 곳곳에서 선물 거래를 경험하고 있다. 더욱이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선물과 옵션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현물 주식투자도 점점 성공하기 힘들어 지는 게 현실이다. 한국선물거래소 전문가들이 선물·옵션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지식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자에 연재한다.

편집자

지난해 가을 배추가격이 폭락해 일부 농가에서는 배추 수확을 포기했다고 한다.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얻어도 농산물 가격이 폭락한다면 소득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농부들이 배추가격 폭락에 신경 쓰지 않고 생산에만 전념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외국에 김치를 수출하는 업체 사장의 입장을 살펴보자. 김치의 수출 단가는 대략 정해져 있는데, 만일 배추가격이 폭등한다면 김치가격을 갑자기 올리기가 힘들어 낭패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김치공장 사장에게 안전한 가격으로 배추를 계속 공급해 줄 수는 없을까?

앞의 경우를 종합해 보면 생산자인 농부나 소비자인 김치공장 사장 모두 배추가격의 변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고민은 이른바 ‘밭떼기 거래’로 해결 될 수 있다. 배추를 수확하기 전에 미리 대금을 지급하고 일정량을 수확할 때 인도해주기로 사전에 계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거래를 소비자에게 연결시켜주면 된다.

예를 들어 신뢰도가 높은 중개인이 수확 전에 농부에게서 경작지의 배추를 산 다음, 거의 동시에 김치공장 사장에게 가서 파는 것이다. 아직 배추가 수확되지는 않았지만, 이 계약은 유효하다. 농부와 김치공장 사장, 중개인이 모두 이 계약의 이행을 굳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농부나 김치공장 사장은 배추가격의 급등락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선물(先物)은 ‘밭떼기 거래’와 같은 계약이며, 선물 거래는 이러한 ‘계약을 사고 파는 행위’이다. 농부는 선물의 매도자가 될 것이고, 김치공장 사장은 선물의 매입자가 될 것이다. 중개인은 선물회사나 증권회사, 투자자에 해당한다. 이 모든 계약의 표준화와 거래의 이행, 그리고 미래 약속 이행의 보증은 거래소가 맡는다.

선물 거래는 각종 상품의 가격 금리 환율 등의 변동 위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하기 위해 탄생했다. 즉, 선물시장은 일종의 ‘위험관리시장’인 셈이다.

김희성 선물거래소 국제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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