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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령화시대 대안 농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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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령화시대 대안 농촌에 있다

입력
200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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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노인이 없으면 빌려오라"는 그리스 속담이 있다. 노인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경하는 의미다. 공자도 일흔 노인은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라 하여,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을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 인격의 완성체로 여겼다.

예로부터 노인들은 이처럼 지혜의 상징으로 존경의 대상이었으며, 가족이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부여 받았다. 그러나 한국이 산업화를 겪으면서 생산력과 능률 위주로 사회가 전환되고, 핵가족화에 따른 부양의식 약화로 노인들은 심각한 소외현상을 겪고 있다. 더욱이 평균수명의 신장으로 고령화 현상이 급진전됨에 따라 노인들은 퇴직 후 길어진 여생 동안 건강악화나 심리적인 소외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건강하게 이끌고 노인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세계 각국은 이 문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제도, 의료보장제도와 같은 사회보장과 노인복지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자립가능 고령자를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까지 검토하면서 건강한 고령사회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겨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인들의 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의료문제와 문화 여가활동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최근 농업기반공사는 한국농촌계획학회에 의뢰해 복합노인복지단지를 설계하고 있다. 복합노인복지단지는 도시 중산층 은퇴자들을 위해 농촌지역에 설치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은퇴한 노인들이 일정금액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시설에 들어가 노년의 의식주와 문화생활, 의료혜택 등을 보장 받는 제도이다. 또 노인복지단지에서 노인들이 함께 공동농장에서 농사를 지음으로써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보람을 느끼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은퇴자들은 도시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고, 쾌적성 면에서도 도시는 농촌에 뒤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노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에 최적의 공간인 농촌에 복합노인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농촌공간을 활용한 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은 앞으로 노인문제 해결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동시에 농촌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전망이다.

노령화는 삶 속에서 누구나 겪게 될 필연적 과정이다. 현재 전남 곡성군과 충남 서천군, 전북 순창군 등이 적극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다가올 노령화 시대를 대비해 지자체들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나아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민적 관심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서성배 농업기반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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