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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진해일 대재앙/ 인류애로 하나된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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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진해일 대재앙/ 인류애로 하나된 지구촌

입력
200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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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오 4억5,000만명의 유럽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쓰나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렸다. 유럽의 모든 국가 정부 건물에는 조기가 걸렸고 시골과 도시, 상점, 가정에서는 숙연한 애도의 침묵이 3분간 이어졌다. TV는 정규 방송을, 증권거래소는 거래를, 항공기 열차 등 교통수단은 운항을 잠시 중단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각국의 국가원수도 희생자를 기리며 구호와 복구에의 협력을 다짐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은 피해범위도 가히 전세계적이었지만 그 수습 및 구호과정 또한 쓰나미의 전개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전지구적 규모로 퍼져나가고 있다. 5일 유엔의 인도지원 활동을 총괄하는 얀 에겔란트 사무차장의 말대로 전례 없는 방법으로 세계가 하나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BBC 방송은 6일 "인류애의 전지구적 시현"이라고 불렀다.

각국이 유엔에 약속한 구호기금은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6일 현재 36억 달러를 넘어섰다. 2일 일본이 5억 달러를 약속해 최대 구호국 지위를 굳히는가 싶더니 4일 독일이 6억8,000만 달러를, 5일엔 호주가 7억6,500만 달러의 유·무상 원조를 약속하는 등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지원액을 늘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미군 헬기 조종사는 "한명이라도 더 많은 부상자를, 더 많은 물자를 싣기 위해 적재용 연료도 줄였다"고 말했다.

소련의 침공과 내전에 이어 미국의 대테러전에 휘말렸던 아프가니스탄은 "우리도 어렵지만 지구촌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서 피해지역에 보낼 혈액을 모으기 위해 전국적인 헌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질극 참사가 있었던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아공화국의 작은 도시 베슬란 시민들도 십시일반 100만 루블(3만6,000달러)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민간인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피해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모금 열기도 거의 폭발적이다. 인구 700만의 스위스 국민들은 7,500만 프랑(약 6,400만 달러)을 모금했다. 미국의 농업지대인 미네소타주 주민들은 쓰나미로 생계수단인 소형어선을 잃은 태국 어민들에게 320척의 새 어선을 선물하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골도 깊은 법이다. 전세계의 시선이 온통 쓰나미에 집중되는 사이 아프리카 최빈국 등 다른 소외지역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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