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는 미남 미녀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또는 올스타 퍼레이드. 줄거리나 화면전개와 별개로, 할리우드 톱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관객들은 초대받은 손님인양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진다. 이야기는 전편격인 ‘오션스 일레븐’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러스키 라이언(브래드 피트), 라이너스 캘트(맷 데이먼) 등 11명의 일당이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의 금고를 턴지 3년이 지난 어느날 테리가 오션을 찾는다. 그때 훔쳐간 돈 1억6,000만 달러를 이자까지 쳐서 갚으라는 것이다. 멤버들은 한명씩 다시 모이고, 돈을 갚기 위해 또한번 한탕을 계획한다.
‘케이퍼 무비’(Caper Movie·기발하고 유쾌한 유머를 내세운 강도영화)의 변종인 ‘오션스 트웰브’는 1959년 만들어진 원작 ‘오션스 일레븐’의 주인공인 소위 ‘랫 팩’(Rat Pack·프랭크 시나크라를 중심으로 딘 마틴 등 50년대 스타들이 이끈 쾌락집단)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사실 매우 고민스러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줄리아 로버츠까지 가세한 12명의 오션 일당에 캐서린 제타 존스, 앤디 가르시아까지 포함하면 주인공은 15명에 가깝다. 이들을 어떻게 한 영화에 담을 수 있을까. 카메라는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캐서린 제타 존스 중 어느 한 사람에게도 오랫동안 고정되지 않는다. 카메라는 때로 그들의 얼굴을 공평하게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몇 초씩 정지하곤 한다.
많은 등장인물에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을 옮겨 다녀 다소 정신 없다. 그래도 아카데미시상식 중계 때나 볼 수 있는 대형 스타들의 귀여운 연기는 사랑스럽다. 조지 클루니가 "내가 정말 50세로 보이냐"며 눈을 치켜 뜨는 장면, 줄리아 로버츠가 ‘줄리아 로버츠인 척 하는 테스 오션’을 연기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7일 개봉.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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