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증거금을 담보로 증권회사에서 융자를 받아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각각 1,350억원과 383억원으로 전체 신용융자 잔고가 1,7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총 1,118억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상승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잔고는 5월 1,995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융자 거래란 통상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위탁증거금의 2.5배까지 주식거래를 허용하는 것으로, 신용융자 이용 고객은 주식 거래 후 2일 안에 거래금액을 결제하면 된다. 주로 단기투자를 하는 개인이 이용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동향을 읽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종목의 우량 정도에 따라 위탁증거금 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차등 증거금제’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신용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닷컴증권을 시작으로 현재 미래에셋 대우 대신 LG투자 한화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 8조5,800억원 대로 회복세를 보이던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8조1,300억원 대로 줄어드는 등 개인의 증시 복귀가 본격화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늘리기 경쟁에 나선 데다 최근 장세처럼 개인이 선호하는 증권주와 코스닥 개별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여준다면 증시를 떠났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신용거래 증가로 개인 투자자의 리스크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하지만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신용거래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시가총액에 비해선 그다지 높지 않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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