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급등한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새해 들어 부진한 가운데, 코스닥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3일과 4일 종합지수는 각각 2.21, 6.81포인트 하락해 890선 밑으로 떨어진 반면, 코스닥 시장은 10.07, 2.60포인트 올라 393.00으로 마감했다.
종합지수는 900포인트를 앞두고 다시 880대로 미끄러졌지만, 코스닥지수는 강한 저지선이던 380포인트를 뚫은 뒤 390선까지 올라가 안착한 것이다.
특히 정부의 벤처 활성화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테마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상한가 종목이 3일 94개, 4일 87개나 쏟아졌다. 전체 등록 종목의 10% 가량이 상한가에 진입하는 진풍경이 연출된 셈이다.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반영한 테마주의 득세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종합지수가 10% 오른 반면 코스닥지수는 15%나 하락해 올들어 저평가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 하고 있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경기 및 기업실적 둔화 우려, 주요 매수주체 부재 등으로 거래소 시장의 상승 여력이 제한되자 틈새를 노린 공격적 자금이 코스닥에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동부증권 최연경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상 지난해 8월 4일을 기점으로 반등국면에 접어들었고 거래량도 10월말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상반기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주요 IT기업들이 수주물량을 내놓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기업들의 상당수가 거래소의 대형 IT기업들의 수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을 불확실한 1월 장세의 단기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국내외 실적 발표 시즌까지 주도주 대안 찾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에 관심을 가지면서 코스닥 테마주에 대한 단기매매 대응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코스닥 장기 소외주들의 주가 회복이 폭 넓게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IT주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스닥 투자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원증권 이채원 자산운용실 상무는 "코스닥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제한된 국내 유동성이 특정 테마에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뒤 다른 종목으로 이동하는 순환매의 과정일 뿐"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지수가 직전 고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당분간 400선까지는 추가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코스닥시장만 홀로 상승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손 연구원도 "인기 테마주 중심의 단기매매가 고수익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차원에서 코스닥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고위험 시장인 만큼 위험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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