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새해에도 세계정세의 흐름을 가를 굵직굵직한 선거가 잇따라 치러진다. 이중 관심의 초점은 국제사회의 태풍의 눈이 된 중동의 맹주 이집트와 이란의 대통령 선거이다. 이집트의 경우 24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호스니 무바라크(77) 대통령의 퇴진 및 아들의 권력세습 여부, 이란은 지난해 의회에 이어 보수 강경파가 개혁파가 유지해 오던 대통령직까지 접수해 명실상부 입법 사법 행정을 완전 장악할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 이집트 = 무바라크 대통령의 4차 연임이 10월 끝남에 따라 3월까지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9월 중 차기 대통령을 뽑는 찬반 국민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집트는 현행법상 의회가 후보를 단독 지명한 뒤 찬반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확정한다.
현재 상·하원 모두 집권 국민민주당(NDP)이 장악하고 있어 현재로선 야당 인사는 후보자격조차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 대통령이 5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가 낙점한 후계자가 차기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 이란 = 헌법상 3선 연임이 금지된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선이 6월 17일 실시된다. 이란 정계를 양분하고 있는 보·혁 세력이 지난해 총선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맞닥뜨린 것이다. 지난해 2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보수파의 강력한 저지로 개혁파 후보들이 대거 후보자격을 박탈당해 보수파가 어렵지 않게 압승을 거뒀다.
퇴진 후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을 비롯, 보수파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여 대통령도 보수파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핵 프로그램을 놓고 미국과 충돌하고 있는 대치국면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밖에 토니 블레어(52) 영국 총리가 중순 예정된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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