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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국립의료원 선발대가 전해온 스리랑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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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지진해일 대재앙/ 국립의료원 선발대가 전해온 스리랑카 모습

입력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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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해일로 2만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난 스리랑카 남서부 지역. 보건복지부 요청으로 국립의료원 의료지원팀 선발대 3명과 함께 30일 이곳에 도착한 황정연(사진) 국립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끔찍하다"는 한마디로 현지의 모습을 전했다.수도 콜롬보를 출발, 피해가 가장 심한 마타라로 이동하면서 일행은 제대로 서 있는 집을 불 수가 없었다. 해변의 도시와 마을은 밀려든 진흙과 모래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정박해 있던 선박들도 산산조각이 나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콜롬보에서 마타라까지 150여㎞ 이어진 해안도로는 곳곳이 끊겨 있었다.

마타라의 상황은 더 처참했다. 완전히 파괴된 집만 1만여 채라고 했다. 몇몇 시신은 아직까지 거리에 방치돼 악취를 내며 부패해가고 있었다. 그나마 있는 병원 2곳은 이미 가득 찼다.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학교와 공공건물 등에 나뉘어 수용돼 있었다. 지금까지 마타라에서 사망한 사람은 867명, 부상자는 1,5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재민은 4만500명.

하지만 마타라에서 더 우려되는 것은 콜레라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전염병. 황 과장은 "몇몇 주민이 설사증세를 보이는 등 이미 전염병 징후가 보인다"며 "우선 예방접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수도가 파괴돼 식수가 부족한 것도 의료활동의 걸림돌. 일부에서 물이 나오기는 하지만 수요엔 턱없이 부족하다. 황 과장은 "약품과 의료진이 부족한 데다가 물과 전기 공급도 안되고 치료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며 "31일 2진 12명과 항생제 등 1톤 분량의 의료품이 도착해도 제대로 된 구호활동에 나설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타라에는 황 과장 일행 외에도 서울대병원 봉사단과 시민단체 ‘선한 사람들’ 의료진이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진 20명과 함께 호흡기 질환, 설사병, 피부질환 등의 치료에 필요한 10톤 분량의 의약품을 스리랑카로 보냈고, 선한 사람들 역시 재난 구호단과 의료봉사단 16명을 급파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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