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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圈 경제정책 혼선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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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圈 경제정책 혼선 "도 넘었다"

입력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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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집권 여당이냐, 콩가루 집안이지."29일 국회 법사위 법안 소위에서 과거 분식회계를 집단소송대상에서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증권 집단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의원들에 의해 부결되자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온 탄식이다. 불과 이틀 전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원장은 당정 간담회 후 "과거 분식은 2년간 집단소송 대상에서 유예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여당 내 법사 위원들이 이를 보란 듯이 뒤집은 것이다.

여권의 경제정책 혼선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신설,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등을 놓고 보였던 럭비공식 좌충우돌이 ‘과거 분식회계 유예’ 논란에서 극에 달한 모습이다. ‘콘트롤 타워 부재’의 문제를 넘어서서 "경제정책의 리더십 자체가 실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핵심 경제 수장의 권위는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이헌재 부총리는 과거 분식회계 유예를 위해 지난 주 법사위와 당정협의를 가진 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을 의원회관 사무실로 직접 찾아 다녔다. 이 부총리는 27, 28일에도 국회를 방문해 법사위원들을 만나 유예를 호소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노"라는 차가운 답변이었다.

홍재형 정책위원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종합부동산세와 관련 당정합의를 해놓고도 당내 의원들의 반발로 재차 당정협의를 갖는 등 혼선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는 당정협의 결정이 초선 의원들에게 거부당해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그렇지만 당정 경제 수장들이 우왕좌왕하는 리더십으로 권위추락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나 증권집단소송법 모두 내년 시행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갑작스레 이들을 중심으로 ‘유예론’이 제기됐기 때문. 법사위의 한 의원은 "시행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정당한 근거나 아무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유예를 해달라고 하는데, 아무리 지도부라지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당정은 뒤늦게 과거 분식회계를 유예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마련해 내년 2월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며 뒷북을 쳤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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