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아직 한국영화를 잘 모르고 아시아 하면 중국이나 일본을 떠올려서 속상했는데 ‘로스트’를 통해서 그들에게 ‘아, 한국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준 것 같아 배우로서, 동포로서 기분 좋아요." 미국 최고 인기 드라마 ‘로스트’(Lost)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고, 할리우드 영화 ‘조지아 히트’(Georgia Heat)에도 주연으로 캐스팅 된 김윤진(31·사진)이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25일부터 KBS 2TV를 통해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방송되고 있는 ‘로스트’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미국 드라마를 소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니, 뜻밖이고 고맙고 살짝 어색하네요. 미국 활동 맘먹고 준비한 2년간 ‘이러다 한국에서 잊혀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꿈같기도 해요."
‘로스트’는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불시착한 14명의 남녀가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차례로 죽임을 당하는 미스터리물. 시즌1이 abc방송에서 9월 22일부터 방송되고 있는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미국에서 1,800만명이 ‘로스트’를 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출연배우들이 제일 신경 쓰는 게 다음 편에 어떤 캐릭터가 죽느냐에요. 첫 시즌 끝나면 주인공 중 누가 죽는다는데 설마 유색인종부터 죽이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상 미국에 진출한 한국배우 1호인 그는 이래저래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제가 맡은 선은 원래 없던 역이에요. 감독님이 세 번 미팅 끝에 저를 캐스팅 했고 그 다음에 배역을 만들어 주셨죠. abc도 미국에 얼굴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저와 처음부터 전속 계약 맺었고." 그는 한국어가 30분 이상 미국 방송 전파를 타게 하는 공도 세웠다. "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방송되는데 제 차례인 6회에 저랑 상대역인 다니엘 김이 한국말로 대사하고 아래 자막이 나가요. 그냥 농담처럼 ‘한국 말로 하면 어떨까’ 했는데 감독님이 응해주셨죠."
그렇다고 그가 한국 활동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니다. "영화 ‘12월의 일기’에 에릭과 함께 캐스팅 됐어요. 미국에 나가 보니 한국에서 활동한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거꾸로 한국 배우, 감독들이 전세계를 시장으로 작품을 만드는 할리우드에 많이 진출했으면 해요."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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