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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인터넷뱅킹 대란’ 이용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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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인터넷뱅킹 대란’ 이용자 책임?

입력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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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28·여)씨는 이달 카드대금을 본의 아니게 연체했다. 결제일인 27일 오후 내내 인터넷뱅킹을 들락거렸지만 끝내 접속이 안 됐기 때문이다. 다음날 3,800원의 연체료와 함께 카드대금을 결제한 김씨는 신문을 보고서야 전날 사태가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으로 은행 인터넷뱅킹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하루 종일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못 봤는데 피해보상은커녕 연체료를 물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돈을 빌린 사람은 하루만 연체해도 가차없이 신용점수를 깎는 은행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연체료까지 물리는 게 너무 괘씸하다" 고 흥분했다.200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된 27일 인터넷으로 전형료를 결제하려는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은행 인터넷뱅킹 전산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제 대행업체의 서버가 접속 폭주로 다운되면서 은행과 은행 사이의 전산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은행측은 ‘인터넷뱅킹 처리 지연’이라는 공고문만 한 장 덜렁 띄워놓고 기다렸다는 듯이 김씨 같은 연체자들에게 연체료를 물렸다.

이날이 원서마감일이고 카드 결제가 몰린 날이라는 사실은 은행이 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25,26일이 크리스마스 연휴여서 27일에는 평소보다 거래량이 많으리라는 것도 달력만 미리 봤으면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불과 며칠 전에는 수험생들의 막판 접속폭주로 서버 다운 등이 우려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은행은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다. 이런 은행을 믿고 2,600만명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 있다니 한심할 뿐이다.

박선영 사회부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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