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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4] (8) K리그서 재현된 차붐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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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4] (8) K리그서 재현된 차붐신화

입력
200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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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시절에도 울어보지 않았는데…"12일 2004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포항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K리그 우승이 확정되자 "여기까지 오는 데 14년이란 세월이 걸렸다"며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사실 스타 출신의 감독이 성공하지 못한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은 차 감독에게도 이어지는 듯 했다.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고 선수로 명성을 떨쳤던 차 감독은 1991년 울산현대사령탑으로 국내 K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94년까지 4시즌 동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98년 프랑스월드컵때는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5로 참패, 중도 하차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후 중국 선전 핑안의 감독을 맡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그의 축구는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있었다.

올 시즌 10년 만에 K리그 사령탑에 복귀한 차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인 템포축구에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가미,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스피드가 좋은 마르셀과 김대의, 용병 무사를 영입해 공격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했고, 젊은 피’김동현과 곽희주를 기용해 팀내 경쟁을 부추겼다. 그 결과 99년 우승 이후 한 동안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했던 팀을 단숨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화력도 13개 구단 중 최고였다.

하지만 어쩌면 차붐 신화는 이제부터라고 말해야 옳을 듯 싶다. 차 감독은 벌써부터 수원을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축구명가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다지고 있다. 올해 K리그 우승으로 내년 AFC챔피언스리그 출전자격을 획득한 만큼 K리그를 넘어 아시아클럽챔피언에 도전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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