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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할머니의 틀니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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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할머니의 틀니 마술

입력
200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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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내가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서 병원에 다녀오던 날, 예전에 어머니가 처음 틀니를 하셨을 때의 얘기를 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집에 오셨을 때 유치원에 다니던 큰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무척 신기해 했다. 할머니는 어떻게 이를 뺐다 넣었다 할 수 있는지 아이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그리곤 다음날 유치원에 갔다가 한 무리의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친구들에게 우리 할머니는 이를 조금도 아파하지 않고 할머니 마음대로 뺐다 넣었다 하는 마술을 한다고 자랑을 한 것이다. 방안에 아이들을 죽 앉혀놓고 할머니에게 ‘이 뽑기 마술’을 보여달라고 청했다.

"처음엔 안 보여줬지. 아이들 앞에서 할미가 장난처럼 틀니를 뺐다 넣었다 하는 게 좋은 모습도 아니고. 그런데 저 녀석이 친구들을 잔뜩 데려왔을 때는 아무리 어려도 제 체면이라는 게 있지 않겠나 싶어 딱 한 번 틀니를 빼 보여줬지. 그러잖으면 집에 온 아이들이 저 녀석보고 거짓말을 한다고 그럴 것 같고 해서."

언제 어디서나 어머니의 생각은 당신보다 아들과 손자 생각이 먼저인 것이다. 그 일이 생각나 모처럼 어머니에게 틀니 안부를 물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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