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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의 일이 아닌 동남아 대 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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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의 일이 아닌 동남아 대 해일

입력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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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은 소리 없이 찾아 온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해저가 진원인 규모 9.0의 거대지진이 3만여명의 목숨을 앗으며 40년 만의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됐다.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등 인도양 일대의 해안이 해일에 휩쓸려 엄청난 인명·재산 손실을 낳았고 한국 관광객에게도 피해가 미쳤다. 대자연의 거대한 힘에 경외를 느낌과 동시에 삶의 기반이 약한 지역을 골라 때린 ‘섭리적 악의’에 분노를 느낀다. 이번 지진은 연구자들이 상정해 온 가장 전형적인 모습으로 왔다. 지구를 달걀에 비유할 때 달걀 껍질처럼 얇은 여러 개의 지각판은 맨틀의 대류에 따라 움직이고 인접한 판과 부딪치면서 에너지를 쌓는다. 그 에너지가 정도를 넘으면 견디지 못해 판들이 튕기거나 꺾이며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에너지를 내뿜고, 그 에너지가 지각을 타고 달린다. 지진 에너지가 부른 큰 파도가 간단히 해안을 휩쓰는 것은 물론이다.

진원에서 가까운 육상의 거대 도시가 없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해일로만 이 정도의 피해를 불렀으니 심각한 지진동에 의한 도시 파괴까지 있었다면 피해는 수십 배로 불어날 수 있었다.

언제 어디고 한국 관광객이 있는 지금 지구상의 모든 재앙은 남의 일이 아니다. 또 바다 밑의 지진에 따른 해일은 한반도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래도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섬들이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동중국해의 해양성 지진이라면 남해안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 동안 활성단층이 주범인 직하형 지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경고가 있었지만 먼 바다의 지진도 거대 재앙을 부른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실종·행방불명된 한국 관광객이 모두 무사하기를 비는 한편 이번 지진을 낙후한 국내 지진대비 태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하리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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