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주말을 함께 보내며 모처럼 식구들과 이틀 연속으로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평소엔 거의 반 이상 빈 듯 보이던 큰 길가의 제법 번듯하고 환한 집들은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꽉꽉 찼다.그러나 한 골목 더 들어가면 평소와 다름없이 썰렁하다. 무슨 날이라고 북적이는 건 언제나 규모 큰 음식점들뿐이다. 하긴 그곳에 온 사람들 역시 모처럼 만의 외식일 테고, 가능하면 집 앞에 있는 작은 음식점들보다 좋은 곳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큰 길 건널목 한쪽에 자리잡은 붕어빵 노점 가게는 추운 날씨 때문에 더구나 손님이 없는 듯하다. 너무 추우면 잠시 그 앞에 서서 주머니에서 손을 빼기도 싫은 모양이다. 붕어빵 한 봉지를 사 들고 건널목을 건너오면 이쪽엔 대학생인 듯싶은 젊은 친구가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 역시 손님이 없다. 그래도 그 학생, 벌써 한 달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가로등 아래 책을 읽고 있다. 다시 고구마 몇 개를 산다.
아이는 추운데 얼른 들어가자고 재촉한다. "저 형을 봐라." 아내와 내 입에서 동시에 그 말이 나왔다. 부디 이번 겨울, 길가에 서 있는 사람들 따뜻했으면 좋겠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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