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타부서에서 커피타임/ 근무지이탈로 해고는 부당"

근무 시간에 회사 내 기사 대기실에서 30분간 커피를 마신 행위에 대해 ‘직무태만은 인정되지만 근무지 이탈은 아니다’는 판결이 나왔다. 또 알고 지내던 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킨 행위는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1987년 제조업체 K사에 입사한 김모(42)씨는 기계정비업무를 담당하다 세 번에 걸쳐 노조위원장을 지낸 뒤 2002년부터 전산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김씨는 전산업무에 흥미를 잃고 다른 직원들과 잡담하는 시간이 잦았다. 지난해 11월 김씨는 평소처럼 오전 10시30분께 휴식을 취하기 위해 흡연실로 가던 중 회사 용역업체 직원 정모씨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기사 대기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씨에게 커피를 갖다 달라고 부탁했다. 오전 11시께 공장을 순찰하던 공장장은 커피를 나르는 정씨의 모습을 목격, 곧바로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근무태만, 근무지 이탈, 직권남용 등 사유를 들어 김씨에게 해고 통지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송영천 부장판사)는 27일 "근무지 이탈이나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면서 "해고처분은 무효이며 미지급 월급도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