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이어 지난주 일본 증시도 직전 고점을 돌파하는 등 주요국 시장에 한층 상승탄력이 붙고 있다. 반면 한국과 대만 시장은 수차례 걸친 시도에도 불구하고 직전 고점 돌파에 실패하면서 투자심리가 더 냉랭해지고 있다.종합주가지수의 경우 880~890선을 중심으로 거래량 및 거래대금마저 줄어드는 등 시장 에너지가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기술적 지표들은 단기 과열권에 근접하며 불안정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연말 장세를 앞둔 상태에서 주요 투자가들이 시장을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의 절대매도·매수 금액에서 확인되고 있다.
28일로 예정된 배당기산일을 전후로 지수 변동성이 재차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배당수익을 위해서 주식을 보유하려던 욕구가 28일과 29일을 기점으로는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최근 4년 동안 배당기산일과 관련된 연말 장세를 분석해 본 결과로도 배당기산일을 기점으로 전후 3거래일부터 지수 변동성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당매력이 단기적으로 희석될 경우, 시장은 다음해 경기 전망과 기업실적 모멘텀에 뚜렷하게 반응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떤 흐름이 예상되는가? 우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그리고 한국은행 등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크게 둔화할 것이다. 여기에다 연말과 연초, 즉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는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프리 어닝’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이러한 악재들을 시장에서도 일정 부분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4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은 당분간 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이번주 중반부터는 그 동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배당매력도가 점차 희석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반면, 거시 모멘텀 둔화와 실적 부진이라는 본질적인 악재가 대두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주에는 주식비중을 일정 부분 줄이고 연초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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