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우승 축포의 주인공은 부산이었다.부산 아이콘스가 25일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4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전·후반 및 연장까지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부천 SK를 4-3으로 꺾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올시즌 정규리그 전·후기 통합 순위 7위에 그쳤던 부산은 1996년 FA컵 창설이후 처음으로 대회 정상에 등극, 우승상금 1억원을 챙겼다. 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얻어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과 함께 아시아 클럽 정상을 넘볼 수 있게 됐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였던 부천 SK는 ‘꼴찌 반란’을 노렸으나 마지막 승부차기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는 시종 치열했다. 부산은 안효연과 아드리아노를 중심으로 공세를 편 반면 부천은 변재섭과 조현두의 측면 돌파로 맞섰다. 선취골을 신고한 쪽은 부산이었다. 부산은 전반 5분 김태민의 패스를 상대 골지역 중앙에서 등을 지고 있던 아드리아노가 이어받아 그림같은 왼발 터닝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분 뒤 부천의 변재섭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부천은 최철우의 헤딩 패스를 받은 조현두가 날린 왼발 슛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자 변재섭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후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계속했으나 더 이상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연장전에서 부산은 도화성이 부천은 윤용구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무산돼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부산은 2번 키커 배효성의 킥이 상대 골키퍼에 막혀 위기에 몰렸지만 부천의 3, 4번 키커 윤용구, 보리스가 잇따라 실축해 리드를 잡은 뒤 마지막 5번 키커 윤희준이 킥을 성공시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최우수 선수는 부산 골키퍼 김용대에게 돌아갔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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