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세일’(No Sale) 원칙을 천명해온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재고 처리 차원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M클래스(사진)를 20%나 할인된 가격에 몰래 판매, 이미 M클래스를 구입한 고객들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23~25일 일부 고객들에게만 연락을 취해 M클래스를 할인 판매했다. 이에 따라 1억810만원인 ML500이 2,162만원 할인된 8,648만원에, 1억440만원인 ML400CDI는 2,088만원 낮은 8,352만원에 팔렸다. 또 7,890만원인 ML350이 1,578만원 할인된 6,312만원에, 7,120만원인 ML270CDI가 1,424만원 깎인 5,696만원에 계약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할인폭을 25%로 잡았다가 고객들이 서로 사겠다고 나서자 할인폭을 20%로 축소했다"며 "노 세일 원칙을 고수해온 메르세데스 벤츠의 파격적 할인 판매는 고객 항의를 감수하고라도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M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여러 모델들 가운데 가장 판매가 부진한 차종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본사와 공장이 독일 슈트트가르트에 있는 것과 달리 SUV인 M클래스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점이 프리미엄 차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경쟁 차종인 BMW X5와 X3, 볼보의 XC90 등에 비해 디자인 등에서도 다소 뒤진다는 평이다. 다른 7~10인승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자동차세가 대폭 인상되는 것도 악재다. 때문에 공식 대리점주(딜러)인 한성자동차도 12월 한달 동안 M클래스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번 ‘몰래 할인 판매’는 ‘노 세일 원칙’을 밝혀온 메르세데스 벤츠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데다 M클래스 기존 구매 고객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아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딜러들이 재고 처리 차원에서 M클래스 시승차나 전시차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을 수는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할인 판매가 이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