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이 육군장성 진급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한 24일 국방부 주변은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인사참모부장과 인사관리처장이 서울로 급거 상경해 장관에게 해명 기자회견을 요구하며 육군이 반격에 나선 것. 군 검찰과 육군의 갈등양상을 우려한 윤광웅 국방장관은 "국방부 영내로 한 발짝이라도 들어서면 파면하겠다"는 강경입장으로 맞섰다. 대치국면은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고 귀국 길에 중국 베이징을 경유하던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개입으로 풀렸다. ‘일방적 주장에 육군 전체가 비리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며 해명기회를 달라는 남 총장의 전화에 윤 장관이 육군 인사 실무자들의 기자회견을 허락한 것.62세의 윤 장관과 59세의 남 총장은 장성진급 비리 파동 이후 줄곧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압수수색 하겠다며 영장을 청구할 때부터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 남 총장은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육군의 수장이고 참여정부의 국방개혁 전도사라는 윤 장관은 개혁의 칼자루를 쥔 군 검찰을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 총장이 지난달 25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7월 국방장관 인사 때까지만해도 청와대가 윤 장관과 함께 남 총장도 유력후보자로 거론했을 만큼 남 총장은 군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청렴성과 도덕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보수성향으로 군 사법개혁과 문민화 등에 반발, 참여정부와는 코드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해군 출신의 윤 장관이 참여정부에서 비상기획위원장과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거쳐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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