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세계 고등교육을 지배해온 미국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미국 대학의 구심력이 약해진 증거를 이 신문은 각종 통계로 제시했다.국제교육재단(IIE)은 2003~2004년 미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이 57만2,059명으로 32년만에 첫 감소세(-2.4%)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던 인도 중국 한국 일본의 유학생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유학시험을 주관하는 ETS에 따르면, 올 7월 미 대학원 입학자격시험(GRE)을 본 중국 인도 학생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또 올해 외국인의 미국내 대학원 입학신청은 28%가 감소했다.
미국은 그동안 몰려드는 유학생들 덕분에 매년 13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은 물론 미국의 이념을 세계에 전파했다. 뉴욕타임스는 유학생 감소는 이 같은 미 대학의 세계지배에 종언을 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 원인에 대해 유럽, 아시아권 대학의 추격과 9·11이후 까다로워진 미국의 비자발급을 지적했다. 현재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대학들은 최신 설비와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아시아권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2002년에 미국(58만6,000명)의 절반에 가까운 27만명과 22만7,000명의 외국학생을 유치, 각기 15%와 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는 자국내 100개 대학을 세계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육성한다는 정책에 따라 해외 중국학자들을 대거 초빙하고 있다.
ETS에 따르면 현재 세계 10대 대학 중 8곳은 미국 대학이다. 또 20대 대학 중 17개가, 500대 대학 가운데 170개가 아직 미국에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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