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크리스마스 선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크리스마스 선물

입력
2004.12.23 00:00
0 0

‘1달러87센트. 그것이 전부였다.’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렇게 시작한다. 선물 살 돈이 없는 아내는 아름다운 머리를 잘라 시계줄을 샀고, 남편은 이를 모르고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준비했다는 줄거리다. 엇갈린 선물이 안타깝지만 이 부부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은 3세기경 산타클로스의 어원이 된 성 니콜라스(Saint Nicolas) 주교가 가난한 사람들 집에 몰래 금화나 양식을 놓고 가는 등 선행을 베푼 데서 유래됐다.■ 한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했더니 상품권이 1위를 차지했다. 다른 곳에서는 의류 구두 핸드백이 꼽혔다. 유통업체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0~30대는 디지털카메라, 40~50대는 김치냉장고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크리스마스에 바라는 기적을 물었더니 대다수가 로또 당첨 등 ‘돈벼락’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름제거와 쌍꺼풀 수술, 가슴확대 수술을 할 수 있는 성형수술 상품권이 출시돼 인기라고 한다.

■ 고가 선물 주고받기로 변질된 크리스마스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만연하는 물질주의가 크리스마스 정신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마스가 주는 메시지는 우정, 진실한 사랑, 도움, 용서 등을 베풀고 함께 지내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것"이라고 순례자들에게 말했다. 기록적인 무역적자와 외채에 시달리고 있는 호주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 "자녀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사 주는 것을 자제하라. 국민 1인당 2만 호주달러의 빚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며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다.

■ 진정한 크리스마스 정신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지금 우리 모두가/행복하다는 뜻은/사랑하는 것입니다/그분처럼/돕는 것입니다/그분처럼/주는 것입니다/그분처럼/함께 있는 것입니다/스물 네 시간/그 분께 도달하는 것입니다/끝까지 낮추신 고통의 인간/예수의 모습을 되새기면서’ (머더 테레사 ‘지금 우리가 행복하다는 뜻은’)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