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소형 임대주택 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이들 회사 소유의 아파트 단지가 통째로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단지는 대부분 저소득 서민층이 살고 있는 10평 안팎의 소형 임대주택으로, 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갈 경우 세입자들이 보증금도 돌려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집단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건설사가 아파트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대출 받고 아파트를 은행에 저당 잡힌 상태에서 세입자들이 입주를 했기 때문에 경매 시 채권 배당 순위에서 밀려 보증금을 돌려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22일 부동산경매정보제공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임대단지 전체가 경매에 부쳐진 경우는 전국 117개 단지, 1만5,032가구에 달한다.
27일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장백건설 소유의 임대아파트 7개동 627가구가 통째로 경매로 넘어간다.
전세 입주자들은 1순위 채권자인 은행에 밀려 채권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특히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가구당 2,300만원 내외여서 2,000만원 이하에만 적용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대상에서도 제외돼, 한 푼도 못 받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가구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아산에서는 배미동 삼정백조아파트(498가구)와 단지 내 상가 12실이 모두 경매에 나왔다.
충남 천안시 모시리 동보영구임대아파트(350가구)와 강원 평창군 횡계리 동보아파트(400가구)도 단지 전체가 경매에 부쳐지며, 전북 전주시 동산동 대승아파트(582가구)도 곧 경매에 넘어갈 예정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영세한 임대주택 건설업체들이 공사진행을 위해 금융권 대출을 받고 아파트 보존등기와 동시에 담보설정을 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세입자들은 입주 전 담보설정 여부를 확인하고 저당이나 가압류가 잡힌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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