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살인사건이 해결됐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피의자가 검찰에서 풀려났다.1994년 12월22일 오전 충남 서천군 서천읍의 한 주점 내실에서 업주 강모(당시 43세·여)씨가 온몸을 구타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탁자 위의 맥주병에서 지문을 찾아냈지만 누구의 것인지 밝혀내지 못해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올해 2월 우연히 이 사건 파일을 본 서천경찰서 형사계 장영현(41) 경사는 당시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지문의 주인공에 의문을 품었고, 지문을 다시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지문은 A(29·대전 서구 내동)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고교를 자퇴한 A씨가 범행현장에서 500c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A씨가 95년 12월에 주민등록증을 만들었기 때문에 94년 지문 감정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다. 장 경사는 지난달 16일 A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여자와 술을 마시다 성관계를 가진 뒤 집에 가려는데 반말로 욕을 해 홧김에 발로 몇 번 밟았을 뿐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강도살인(공소시효 15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그러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상해치사(공소시효 7년) 혐의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한편 21년 전 친형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40대가 경찰에 자수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조사 후 풀려났다.
21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조모(43)씨가 이날 경찰을 찾아와 "1983년 2월 교도소에서 나온 형이 형제들에게 폭행을 일삼아 홧김에 살해해 집 근처 텃밭에 파묻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그러나 존속살인의 공소시효(15년)가 만료됨에 따라 조씨를 돌려보냈다.
서천=전성우기자 swchun@hk.co.kr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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