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투자수익률을 기록, 사실상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21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2,503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투자수익률(자본수익률+임대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강남구 아파트는 올해 매매가가 1.85% 하락하고 임대수익률은 1.20%에 그쳐 투자수익률 -0.65%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금천구(-0.6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것으로, 강남구의 3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은 연초에 비해 195만원을 손해봤다는 의미다.
지난해 강남구의 투자수익률은 25.11%로, 강동구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강남구 아파트는 1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25.29%)을 기록했던 강동구도 올해 투자수익률이 -0.10%로 급락했다.
부동산뱅크측은 "강남구와 강동구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곳으로,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따른 각종 규제가 집중되는 바람에 투자수익률이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의 평균 자본수익률은 0.51%, 임대수익률은 1.55%로 투자수익률 2.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6.8%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3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는 5,040만원의 수익을 얻은 반면 올해는 8분의 1 수준인 618만원을 버는 데 그친 셈이다. 전반적인 투자수익률 약세 속에서도 용산구는 미군기지 이전, 시티파크 열풍, 부도심 개발 등의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11.54%)와 비슷한 10.87%를 기록, 투자수익률 1위를 차지했으며 성동구도 뚝섬 개발 등으로 6.32%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평형이 클수록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평형별 수익률은 56평형 이상이 5.40%로 가장 높았고, 서민형 평형인 16~25평형(0.73%) 26~35평형(1.47%)은 평균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리서치센터 실장은 "개발이익환수제, 주택거래신고제 등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면서 강남구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1가구 3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보유세 인상 등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수익률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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