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됐다.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9일 젊은 피를 앞세워 전차군단 독일을 3-1로 격파, 믿기지 않는 승리를 일궈냄에 따라 대표팀내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신·구 조합을 통한 전력 극대화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시작한 반면 가능성을 입증한 새내기들과 기존 월드컵 스타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넘어서야 하는 극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 같은 생존경쟁이 한일월드컵 이후 침체일로를 걸어온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전력상승의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날 독일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미드필더 김동진(22·FC서울)은 젊은피의 기수로 떠올랐다. 본프레레 취임이후 첫 선발로 나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그는 선배 이영표(27·아인트호벤)에 밀려 그 동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설움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이제는 대표팀 왼쪽날개 자리를 놓고 이영표와 양보없는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종료 직전 쐐기골을 넣은 조재진(23·시미즈 S펄스)도 부상중인 안정환(요코하마), 이동국 등과 함께 본프레레호의 킬러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에서 여기까지 왜 왔는지 모르겠다"며 전반 내내 벤치를 지키던 조재진은 후반 34분 이동국과 교체 투입된 뒤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8강을 견인한 미드필더 김두현(22·수원)과 김정우(22·울산)도 독일전 공수양면에서 맹활약, 부상으로 발목이 잡혀있는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을 대신해 대표팀 주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날 중앙수비수를 맡은 본프레레호의 막내 김진규(20·전남)도 전차군단의 공세를 몸으로 막아내 대선배인 유상철(32·요코하마)과 최진철(33·전북)을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신·구세대의 생존 경쟁은 어쩌면 내년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독일전에 나서지 않은 청소년 대표 출신의 박주영(고려대) 최성국(울산) 등도 해외파가 빠진 가운데 벌어지는 전지훈련에서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한다. 본프레레 감독이 전훈기간 콜롬비아 파라과이 스웨덴과 잇따라 친선경기를 갖고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출전할 베스트멤버 ‘옥석 고르기’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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