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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95> 크로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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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95> 크로스워드

입력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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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월드의 영국 출신 기자 아서 윈(1871~1944)은 1913년 어느 날 편집국장으로부터 이 신문 일요판 ‘펀'(Fun)의 ‘머리 훈련'(Men tal Exercises) 난에 실을 새로운 단어 게임을 고안해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윈은 어린 시절 동무들과 함께 하던 단어 게임들을 회상하며 이리저리 궁리한 끝에, 빈 칸에 글자를 채워넣어 세로와 가로로 말이 연결되게 하는 퍼즐을 고안해냈다. 마침내 1913년 12월21일자 ‘펀'에 윈의 첫 퍼즐이 인쇄되었다. 이것이 공식 기록에 남아있는 역사상 최초의 크로스워드 퍼즐이다.윈은 자신이 다듬어낸 이 퍼즐을 당초에 ‘워드크로스'라고 불렀다가, 이내 ‘크로스워드'로 고쳐 불렀다. 크로스워드 퍼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열광적이었다. 그러나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이 뉴욕월드에 큰 행운은 아니었다. ‘신안특허(新案特許)' 보호를 받지 못했던 이 새로운 형태의 낱말 게임을 다른 신문들도 곧 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서 윈과 뉴욕월드는 그저 크로스워드 퍼즐의 산모와 산파라는 명예에 만족하는 수밖에 없었다.

최초의 크로스워드 퍼즐이 뉴욕월드에 실린 지 10년 사이에 미국 신문 대부분이 이 낱말 게임에 지면을 할애했고, 이 열기는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이어서 유럽 대륙으로 번졌다. 미국의 경우, 주류 일간지 가운데 이 시절 크로스워드 광풍에 휩쓸리지 않은 신문은 뉴욕타임스뿐이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도 1942년부터는 일요판에 크로스워드 퍼즐을 싣기 시작했고, 1950년 9월부터는 매일 실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알파벳 문명 사회에서 크로스워드 퍼즐은 일상 풍경이 되었다. 크로스워드 퍼즐 대회가 텔레비전 방송을 타는 일도 흔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한글은 로마문자와 달리 음절 단위로 모아 쓰게 돼 있어서, 한국어 크로스워드 퍼즐은 풀기가 한결 쉽다.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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