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64)와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58). 노벨상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부문인 평화상과 문학상의 올해 수상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1901년 노벨상 창설 이후 지난해까지 수상자 738명 중 여성은 4.2%인 31명에 불과했던 점을 상기하면, 올해는 아주 특별한 해로 기록될 만하다.EBS ‘시사다큐멘터리’는 22일 밤 10시10분 두 여성의 삶을 조명한 송년특집 ‘2004 노벨상 수상자들’(영국 TWI 제작)을 방송한다. 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왕가리 마타이는 1977년 시작한 ‘그린벨트 운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산림 파괴로 인한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시작된 이 운동으로 그동안 줄잡아 3,000만 그루의 나무가 척박한 아프리카 땅에 뿌리를 내렸고, 농촌 여성들이 교육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왕가리는 "이제 나무심기는 행동의 상징이 되었다"고 말한다. "행동하라! 방관자가 되지 말고 현재의 위치에서 변화를 이루라!"
실험적인 작품 세계와 날카로운 정치 비판을 보여온 옐리네크를 일러 슈피겔지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유명해진, 가장 미움 받는 시인’이라고 평했다. 현대 독일 페미니즘 운동의 영향을 받은 그는 ‘피아노 치는 여자’ ‘욕망’에서 성에 관한 노골적 묘사로 충격을 던졌다. 옐리네크는 ‘사회공포증’을 이유로 노벨상 시상식에 불참, 녹화 테이프로 수상 연설을 대신했다. 그런 그가 털어놓는 삶과 문학에 대한 생각,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곡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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