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구 상공 685㎞의 우주에서 움직이는 차량을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위성카메라를 보유하게 됐다.과학기술부는 1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이스라엘 엘롭(ELOP)사가 공동 개발한 해상도 1c급의 위성카메라(MSC·Multi Spectral Camera) 제작을 완료, 17일 이스라엘에서 대전 항우연으로 옮겨왔다고 밝혔다. 이 위성카메라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에 탑재, 러시아·독일 합작회사인 유로코트(Eurockot)의 발사체 ‘록콧(Rockot)’에 실려 러시아 플레체스크 기지에서 2005년 11월 발사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는 아리랑 2호의 핵심 장비로 흑백 1채널과 주파수대별 컬러 4채널을 갖췄으며 흑백과 컬러의 해상도는 각각 1c, 4c다. 해상도 1c란 가로·세로 1c 크기의 물체가 하나의 점(픽셀)으로 보이는 수준인데,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구 상공 685㎞에서 한강 다리를 지나는 자동차 대수는 물론 차 종류가 버스인지 승용차인지를 구분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 대한 위성사진 정보를 외국에 많이 의존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흑백만 가능하고 해상도가 6.6c에 불과했던 아리랑 1호 위성 카메라와 달리 국가 안보에 필요한 정밀 영상은 물론 컬러 렌즈를 통해 바다의 적조와 농작물 병충해 여부 등을 측정해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MSC는 온도 변화 등 우주공간의 외부환경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초정밀 안정화 설계 및 가공·조립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아리랑 2호 위성의 총 예산은 2,282억원이며 이 중 600억원이 MSC 개발(1999년부터)에 투입됐다. 엘롭에 기술구매료 등으로 지급하는 비용은 3,900만 달러(약 413억원)다. 아리랑 1호에 탑재된 위성 카메라는 미국의 TRW와 공동 개발했으며 1999년 12월 발사된 이후 3년 간의 공식 수명을 2년 넘긴 지금까지 가동되고 있다. 과기부 우주기술개발과 최은철 과장은 "해상도 1c는 각국이 위성 카메라 기술의 수출을 막는 마지노선"이라며 "공동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을 기반으로 다목적 위성 3호부터는 순수 국내기술로 해상도가 더 높은 카메라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이 카메라에 대한 안정화 작업을 거쳐 20일 대전 항우연에서 입고식을 할 예정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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