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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깬 젊은 전사들 ‘2006 희망’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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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깬 젊은 전사들 ‘2006 희망’을 쐈다

입력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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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부진을 한꺼번에 털어낸 가슴 통쾌한 명승부였다.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1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독일(FIFA랭킹 16위)과의 친선경기에서 김동진(FC서울)-이동국(광주)-조재진(시미즈)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94년 미국월드컵(2-3 패)과 한일월드컵 준결승(0-1 패)에서 당했던 패배를 씻고 처음으로 독일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축구는 올해 9승5무2패, 본프레레호는 7월 출범이후 6승3무1패를 기록했다.

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을 국내파로 구성한 본프레레호는 전반 중반이후 미드필드를 내주며 고전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발한 플레이로 승리를 엮어내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동현-이동국-차두리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본프레레호는 전반 16분 이동국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가 독일 수비수 머리에 맞고 흘러 나오자 아크 왼쪽으로 달려들던 김동진이 왼발로 발리슛을 날려 선제골을 잡아냈다.

반격에 나선 독일은 왼쪽 윙백 람에서 시작되는 공격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8분 뒤 동점골을 터트렸다.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발락이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수비벽을 돌아 오른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독일의 공세에 시달렸으나 이동국의 한방이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동국은 25분 박규선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이 문전 혼전중 흘러나오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거미손’ 칸을 속수무책으로 만들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독일은 또 박재홍의 핸들링으로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이운재가 발락의 슛을 선방하는 바람에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에 투입된 조재진에게 41분 쐐기골을 허용, 무릎을 꿇었다. 유로2004의 부진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무패행진(4승1무)을 벌이던 독일은 이로써 첫 패배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 한해 최악의 축구뉴스로 ‘국가대표팀의 부진’이 꼽힐 정도로 졸전을 벌였던 한국축구는 독일전 승리로 내년 2월 9일 시작되는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청신호를 밝히게 됐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강철체력 김동진, 세대교체 선봉장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체력짱’ 김동진(22·FC서울)이 A매치 8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지난해 9월 한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혼자 2골을 터트리면서 이름을 알린 김동진은 아테네올림픽에서 1골2도움으로 맹활약한 젊은 피 기대주. 특히 ‘금빛 날개’ 김동진은 올해 괄목상대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림픽과 성인대표팀을 오가며 기량이 급성장했고 소속팀 FC서울에서도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동진은 프리킥과 순간적인 중거리슛이 더욱 정교해졌고 오버래핑을 통한 공격 루트 개척에도 눈을 떴다.

김동진은 "세계적인 강팀인 독일을 이겨 더욱 기쁘다. 월드컵 때 진 패배를 갚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김동진은 아테네올림픽에서 56년만에 8강 진출을 선도했지만 본프레레호에서는 선배 이영표(아인트호벤)의 그늘에 가려 벤치 신세였다. 그러나 김동진은 이번 독일전을 계기로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급부상, 이영표와 치열한 왼쪽 윙백 주전자리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박진용기자

■‘일그러진’ 칸 손도 못대고 3실점

‘내가 진짜 거미손이야’.

한국제 ‘거미손’이 독일산보다 한 수 위였다. 이운재(31·수원)는 이날 열린 독일과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발락의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몸을 날리며 펀칭, 건너편에서 지켜보던 올리버 칸(35·바이에른 뮌헨)의 넋을 빼놓았다. 이운재로서는 2년6개월여만의 짜릿한 설욕전이었다.

현역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칸은 2002년 6월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거스 히딩크호’의 결승행을 저지한 장본인. 당시 야신상을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던 이운재는 발락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었다.

이날 이운재는 전반 발락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내줘 땅을 쳤으나 후반 25분 이동국의 결승골이 터지며 한국팀이 다시 리드를 잡은 뒤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39분 발락의 오른발을 떠난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다이빙, 볼을 쳐낸 것. 더욱이 이어진 독일의 파상공세를 정확한 판단력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잇달아 막아내며 전차군단의 연승 행진을 멈춰 세웠다.

K리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1,2차전 등 300분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뒤 김병지의 승부차기까지 막아내 수원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운재는 이날 다시 한 번 거미손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혀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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