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문 기자가 블로그에 여성 아나운서를 ‘유흥업소 접대부’에 비유한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조선일보 사회부의 문갑식 기자는 14일 조선닷컴 블로그에 띄운 ‘신문시장이 망하게 된 이유’라는 글에서 "신문시장 위기의 책임은 신문산업 종사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고, 현 정권의 집요한 책략에 있다"면서 "현 정권은 정권의 힘, 어용시민단체의 힘, 정권의 나팔수인 TV의 힘을 총동원해 목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을 "정권창출에 이바지했다고 믿는 극소수 신문과 이를 좇아 논조를 확 바꾸고 변절한 신문, 정권의 나팔수라는 지적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TV에 개나 소나 출연해 씹어대는 조중동"으로 분류한 뒤, ‘개나 소’라는 표현에 대해 "인생의 쓴맛 한번 본 적 없이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 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글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자 "개인적 공간이지만 타인도 볼 수 있는 블로그에 막말을 쓴 것은 책임 없는 행동" "근거 없는 원색적 비난은 기자로서 품위를 훼손한 것"이라는 등 네티즌의 비판이 이어졌다. KBS 아나운서협회는 17일 오후 문 기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KBS 노조도 성명을 내 "아나운서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문 기자는 문제의 글을 수정하고 ‘언론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여성 아나운서 분들께’라는 글을 통해 "불편함과 분노, 상처를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글을 퍼뜨린 인터넷 매체들에 대해서는 "일기장과 같은 사적인 영역을 공적인 문제로 부각시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표영준 KBS아나운서팀장은 "사과가 아닌, 변명과 핑계의 글"이라면서 "한국아나운서연합회 차원에서 소송 여부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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